옆 테이블에 한 아주머니가 꽤나 진지하게 공부 중이셨는데
갑자기 젊은 아빠와 여자 아이가 와서
"저기요, 죄송한대 아이랑 화장실을 좀
같이 가주실 수 있으세요?"라 묻자 여자 아이가
'낮선 사람 싫어요' 했고, '애가 교육을 잘 받았네' 생각이 들때
정작 더 놀랬던 것은
할머니랑 같이 가자 하며,
아이를 바로 포근하게 안는 아주머니 였다.
'아빠, 그럼 나 지키고 있어 안심 할 만큼'
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공부하시다가
세상 따뜻한 표정으로 바꾸는 힘에 놀랬다.
어떤 분이시길래 저렇게 자연스러운지
테이블에 올려둔 것을 보니
어려운 철학서들이었는데
저런 공부도 저런 분이 하는 게 맞구나
되게 사람을 깊게 이해하는
철학자 한 분을 뵌 것처럼 좋았다.
나이가 들면서 보이는 것은
친구도 교복 입던 그때 그 모습 같다가도
자기가 하던 일 주제가 나오면
재는 어디서 저런 걸 다 배웠나 싶게
다들 자신의 분야만큼은
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
늠름하게 장착하는 모습을 본다.
나도 내가 걷던 길을
세상 진지하게 걷다가도
남이 내게 다가올 땐
세상 따뜻하게 맞아야지.
-작가 정주영님 글 중에서...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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